연극 젤리피쉬(벤 웨더릴 작, 이인수 번역, 민새롬 연출, 신재훈 드라마태그, 고권금 창작 조력자)는 다운증후군 켈리의 쿨한 성장기다. 소녀에서 여성으로, 다시 임산부를 거쳐 엄마로, 엄마를 이해하는 딸로 성장하는 과정을 솔직하고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연극 젤리피쉬(벤 웨더릴 작, 이인수 번역, 민새롬 연출, 신재훈 드라마태그, 고권금 창작 조력자)는 다운증후군 켈리의 쿨한 성장기다. 소녀에서 여성으로, 다시 임산부를 거쳐 엄마로, 엄마를 이해하는 딸로 성장하는 과정을 솔직하고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장애인 켈리(백지윤)가 비장애인 닐(김바다)과 사랑에 빠져 임신, 출산에 이르는 과정에서 생길 것 같은 수많은 난관과 갈등이 생길 것 같은 대사와 액팅으로 무대 전체를 아우르는 동선으로 섬세하게 펼쳐진다. 민새롬 연출 특유의 바다 질감 영상과 음향 디자인은 장면 전환의 간극을 메운다. 삼면이 객석인 무대는 이야기의 배경인 영국 동부의 작은 도시 스케그네스 해변을 그대로 재현한 듯 소박하고 아름답다. 백사장과 푸른 해변, 풍해로 다듬어진 데크 등이 아름다운 블랙박스 극장을 채웠다. 관객들은 어느새 그들의 성장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자연의 일부나 켈리의 친구로 변해간다. 분명하지만 분명치 않은 것은 어머니 아그네스(정수연)와 켈리의 갈등과 화해의 과정이다. 순리대로 주어진 모든 것을 그것이 뻔히 보이는 더 큰 난관과 불행의 시작이라도 달콤하게 만끽한다는 작품 전체의 톤앤매너가 이 특별한 모녀를 보통의 모녀로, 각자의 딸을 돌보고 함께 나이 먹는 엄마들의 연대로 확장시킨다. 우리 모두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장애 비장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경계와 편견을 허물고 각자의 사연과 감정을 깊이 이해하고 삶을 돌아보게 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다. 장애인 켈리(백지윤)가 비장애인 닐(김바다)과 사랑에 빠져 임신, 출산에 이르는 과정에서 생길 것 같은 수많은 난관과 갈등이 생길 것 같은 대사와 액팅으로 무대 전체를 아우르는 동선으로 섬세하게 펼쳐진다. 민새롬 연출 특유의 바다 질감 영상과 음향 디자인은 장면 전환의 간극을 메운다. 삼면이 객석인 무대는 이야기의 배경인 영국 동부의 작은 도시 스케그네스 해변을 그대로 재현한 듯 소박하고 아름답다. 백사장과 푸른 해변, 풍해로 다듬어진 데크 등이 아름다운 블랙박스 극장을 채웠다. 관객들은 어느새 그들의 성장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자연의 일부나 켈리의 친구로 변해간다. 분명하지만 분명치 않은 것은 어머니 아그네스(정수연)와 켈리의 갈등과 화해의 과정이다. 순리대로 주어진 모든 것을 그것이 뻔히 보이는 더 큰 난관과 불행의 시작이라도 달콤하게 만끽한다는 작품 전체의 톤앤매너가 이 특별한 모녀를 보통의 모녀로, 각자의 딸을 돌보고 함께 나이 먹는 엄마들의 연대로 확장시킨다. 우리 모두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장애 비장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경계와 편견을 허물고 각자의 사연과 감정을 깊이 이해하고 삶을 돌아보게 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다.
다운증후군 배우 백지윤이 주인공 켈리로 분했다. 스토리가 꽉 찬 본격적인 드라마에 실제 다운증후군 배우가 주인공으로 참여하는 경우는 드물다. 정수영, 김바다, 김범진 등 수십 년에서 10년 이상 연극과 뮤지컬에서 활약해온 노련한 배우들이 함께 하기에 가능한 작품이기도 하다. 연극계에서 중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저신장장애 김범진 배우가 닐과 켈리의 친구 도미닉으로 분해 작품의 서사와 완성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지난해 하반기 작품 개발에 들어가 본격적인 연습이 시작된 지난 2월부터 상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워크숍과 수많은 난관을 함께한 이들은 무대 위에서 극장 전체를 아우르는 동선을 통해 리드미컬한 호흡을 자랑했다. 창작진은 매 순간 긴장의 연속이지만 관객에게는 놀랍고 신선하며 감동적인 경험이다. 도중에 극적인 상황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장치가 더 특별한 작품이기도 하다. 대사의 공백이 보일 때 켈리의 프롬프터 역할을 하는 조력자, 무대 옆에 위치한 분장 코너, 여러 소품과 가구를 옮기는 스텝진, 배리어프리 작품이라 수화 연기에 참여하는 4명의 수화 통역사 등은 극 밖에 위치하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또 다른 극적 요소다. 이들의 활약과 존재는 이 작품의 제작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준다. 민새롬 연출도 소품을 운반하는 스텝 중 하나로 참여하니 더욱 뭉클하다. 다운증후군 배우 백지윤이 주인공 켈리로 분했다. 스토리가 꽉 찬 본격적인 드라마에 실제 다운증후군 배우가 주인공으로 참여하는 경우는 드물다. 정수영, 김바다, 김범진 등 수십 년에서 10년 이상 연극과 뮤지컬에서 활약해온 노련한 배우들이 함께 하기에 가능한 작품이기도 하다. 연극계에서 중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저신장장애 김범진 배우가 닐과 켈리의 친구 도미닉으로 분해 작품의 서사와 완성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지난해 하반기 작품 개발에 들어가 본격적인 연습이 시작된 지난 2월부터 상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워크숍과 수많은 난관을 함께한 이들은 무대 위에서 극장 전체를 아우르는 동선을 통해 리드미컬한 호흡을 자랑했다. 창작진은 매 순간 긴장의 연속이지만 관객에게는 놀랍고 신선하며 감동적인 경험이다. 도중에 극적인 상황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장치가 더 특별한 작품이기도 하다. 대사의 공백이 보일 때 켈리의 프롬프터 역할을 하는 조력자, 무대 옆에 위치한 분장 코너, 여러 소품과 가구를 옮기는 스텝진, 배리어프리 작품이라 수화 연기에 참여하는 4명의 수화 통역사 등은 극 밖에 위치하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또 다른 극적 요소다. 이들의 활약과 존재는 이 작품의 제작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준다. 민새롬 연출도 소품을 운반하는 스텝 중 하나로 참여하니 더욱 뭉클하다.
벤 웨더릴의 2018년 극작으로, 표현도 사고방식도 최근의 것이다. 가끔 저렇게 솔직하게 말해도 되는지, 저 대사를 소화한 백지윤 배우는 괜찮은지 걱정되는 장면도 많았지만, 상연 후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에서 민새롬 연출과 석재원 총괄PD의 추가 설명으로 이해됐다. 고권금 창작 조력자의 도움으로 극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서로의 호흡을 맞추는 워밍업은 일상이 됐다. 이는 공연 전 캐릭터 소개와 작품 진행 개요와 함께 무대 위에서 실제로 진행됐다. 장면마다 대사마다 배우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사전에 조율하고 타진하는 과정이 섬세하게 진행된, 전문성과 배려가 함께한 프로덕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객이 공연장에서 보는 것이 전부인, 무대 뒤와 앞의 경계까지 무너뜨린, 배우와 캐릭터 사이의 경계 역시 조금만 드러낸, 말 그대로 ‘투명하고 솔직한 젤리피쉬’ 같은 작품이다. 지난 릴렉스트 퍼포먼스에 배리어프리 작품이라 자막 모니터가 사방에 있어 객석 조명도 밝고 출입도 자유롭다. 작품 개발 쇼케이스라는 태그가 붙어 있는데, 이 공연 그대로 본 공연에서 장기 상연해도 손색이 없다. 벤 웨더릴의 2018년 극작으로, 표현도 사고방식도 최근의 것이다. 가끔 저렇게 솔직하게 말해도 되는지, 저 대사를 소화한 백지윤 배우는 괜찮은지 걱정되는 장면도 많았지만, 상연 후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에서 민새롬 연출과 석재원 총괄PD의 추가 설명으로 이해됐다. 고권금 창작 조력자의 도움으로 극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서로의 호흡을 맞추는 워밍업은 일상이 됐다. 이는 공연 전 캐릭터 소개와 작품 진행 개요와 함께 무대 위에서 실제로 진행됐다. 장면마다 대사마다 배우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사전에 조율하고 타진하는 과정이 섬세하게 진행된, 전문성과 배려가 함께한 프로덕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객이 공연장에서 보는 것이 전부인, 무대 뒤와 앞의 경계까지 무너뜨린, 배우와 캐릭터 사이의 경계 역시 조금만 드러낸, 말 그대로 ‘투명하고 솔직한 젤리피쉬’ 같은 작품이다. 지난 릴렉스트 퍼포먼스에 배리어프리 작품이라 자막 모니터가 사방에 있어 객석 조명도 밝고 출입도 자유롭다. 작품 개발 쇼케이스라는 태그가 붙어 있는데, 이 공연 그대로 본 공연에서 장기 상연해도 손색이 없다.
필요한 건 창작 배우진의 일정 조율과 용기, 여러 단체의 지원이 아닐까? 더 많은 관객과 함께 여러 번 보고 관객 토론을 제대로 하고 싶은 작품. 내 주변 관객들의 오열과 따뜻한 웃음의 의미를 자세히 들어보고 싶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주영/문화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 필요한 것은 창작 배우진의 일정 조율과 용기, 여러 단체의 지원이 아닐까? 더 많은 관객과 함께 여러 번 보고 관객 토론을 제대로 하고 싶은 작품. 내 주변 관객들의 오열과 따뜻한 웃음의 의미를 자세히 들어보고 싶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주영 / 문화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